[여름이야기] 묘체공학적인 밥그릇

미디어펫츠 | pepleo | 입력 2006.03.27 10:07

가능하면 가구 없이, 가능하면 물건 수를 줄이며 살고 싶은 마음에
집들이 선물 목록도 대부분 소모품이나 소품을 위주로 선정했었다.
그러나 가장 기뻤던 선물은 내가 작성한 목록에 없었던 의외의 품목,
묘(猫)체공학적인 구조를 갖추고 세심하고 화려하게 핸드페인팅된
여름이를 위한 밥그릇.

묘체공학적인 이유는?

고양이들이 바닥에 놓인 밥그릇의 사료를 먹을 때 보통 앞 두 발로 땅을 지지한 상태에서
고개를 많이 숙이게 되는데, 이 동작을 오랫동안 계속하다 보면 목에 무리가 간다고 한다.
야생에서의 고양이라면 사냥도 하고 다양한 동작으로 먹이를 잡아 먹겠지만
얌전히 밥그릇에 누워있는 사료를 먹는 데에는 많은 움직임이 필요치 않다.
따라서 가끔 목디스크 증상을 보일 수도 있다고 한다.
이 문제 때문에 일본에서는 고양이 밥그릇을 올려놓을 수 있도록 설계된 밥상이 있다나...

여하튼, 꼭 그런 의도로 만들어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밥그릇은 다른 밥그릇의
두 배 높이로 바닥이 꽤 높은 위치에 있어 보기에도 여름이가 머리를 덜 숙이고도
쉽게 사료를 먹을 수 있다.

너무나도 예뻐서 선물을 받은 뒤 그 매장에 구경을 갔었다.
광화문 교보문고 핫트랙 매장 근처 가판대에 전시되어 있는 같은 브랜드의 다양한
제품들(주로 접시, 그릇, 주방도기 소품 등)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강렬한 색채와 단순한 그림, 게다가 대부분의 제품에 투영된 고양이 이미지.
아마도 작가가 고양이 중독자인가보다.

단, 이 그릇 속의 그림처럼 '고양이와 물고기'는 '고양이와 쥐' 다음으로 자주
차용되는 이미지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고양이는 물고기의 잔뼈를 잘 발라낼 수 없기
때문에 고양이를 잘 먹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고양이의 조상은 사막 출신이므로
더더욱 물고기를 주식삼아 먹었을 가능성은 낮다. 그렇다면 고양이에게 있어
물고기란 먹기 위한 것이 아니라 어항 물 속에 든 장난감에 가까운 것이 아닐까.
실제로 고양이는 앞 발로 물 장난 치는 것을 좋아하며, 물 속에 뭔가 움직일 때에는
더 열심히 물 속을 탐색하는 습관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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