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야기] 적재적소

미디어펫츠 | pepleo | 입력 2007.01.22 10:14

여름이 돌맞이 전에, 멋모르고 삼십만원 가까운 거금을 들여 구입했던 180cm 높이의 캣타워는 완전한 실패작이었다. 약 2년간, 우리집에 잠시간 머물러간 고양이들의 놀이터 역할은 했으나 여름이로부터는 외면당하다가 결국 다른 집에 팔려갔다. 여름이는 언제든 맘만 먹으면 내 어깨로 뛰어오르니, 바로 내가 여름이의 캣타워.

작년에 깔끔하게 보여 구입한 작은 캣타워. 오피스텔로 이사를 하면서 마땅히 스크래치용 기둥 될 만한 것이 없어 스크래치용으로 구입을 했다. 그러나 이 역시도 여름이의 전폭적인 관심을 받기엔 역부족. 지금 집으로 이사를 오면서는 방안의 한 쪽 벽면에 초라하게 서 있는 신세였다. 지난 일요일 청소를 하다, 임시로 캣타워를 거실 한 모퉁이에 꺼내놓았는데 갑자기 여름이가 엄청난 관심을 보이며 혼자 캣타워 주위를 돌며 놀기 시작했다. 벽면에 기대어놓지 않아 2층, 3층으로 올라가면 꽤 흔들리기도 하고 1층의 동굴을 여름이가 빠른 속도로 통과하면 부딪혀서 캣타워 자체가 밀리기도 하는데 오히려 여름이는 그게 재미있나 보다.

거실에서 현관쪽의 화장실로 갈 때에도 캣타워 1층의 동굴을 통과하고, 잠깐씩 쉴 때에도 꼭 그 동굴 속에서 식빵자세를 취한다. 출근할 때 캣타워 2, 3층 선반에 작은 장난감 여러 개를 올려놓는데, 퇴근해서 집에 와 보면 위에 있던 장난감들이 현관에 하나, 욕실 바닥에 하나, 소파 밑에 하나 이런 식으로 흩어져 있다. 확실히 예전보다 혼자서도 잘 논다는 증거.

이렇게 어정쩡한 장소가 좋은 캣타워 자리가 될 줄은 몰랐었다. 역시, 사람이나 물건이나 적재적소에 있을 때 제 몫을 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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