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야기] 분홍색 방석 위의 마징가 귀 여름군

미디어펫츠 | pepleo | 입력 2004.10.16 20:18

작년에 이 방석의 가장자리가 높은 버전을 구입했다가 여름이의 가혹한 외면에
다른 고양이네에 헐값으로 팔아 버린 전적이 있다.
올 봄엔 여름이가 즐겨 자던 낮잠자리인 신발집을 레이네 아깽이들에게 보내고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다시 가장자리가 낮은 버전을 구입해 보았다.

사실 한 번 실패한 재질이라 조심스러웠지만, 방석 그 자체로는 여름이와 잘 어울려
그림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더 컸다.
다행스럽게도 여름이는 방석에 약간의 관심을 보였는데 때마침 탁묘 온 레이가
몇 번 방석을 차지하고 잠을 잔 다음엔 철저한 무시 모드로 돌입.
그래서 몇 달간 벽장 속 신세였다.

요즘 날씨가 쌀쌀해지고 바닥도 조금 찬 것 같아, 이 방석을 마치 새 것인양
벽장에서 꺼내어 바닥에 놓고 마따따비 가루를 잔뜩 뿌려놓았더니
여름이가 방석 위에 앉아 한참 가루를 핥아 먹었다.
마따따비는 고양이 마리화나라고까지 불리울 정도로 고양이 기분을 업~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인데 여름이에게는 그냥 가루, 먹을 수 있는 향기나는 가루일 뿐이다.
아마 여름이가 사람으로 태어났더라면 거의 성직자 수준의 금욕적인 생활을 하지 않았을까.

여하튼, 그렇게 방석 위에 흩어놓은 마따따비 가루를 좀 먹더니 발 딛은 방석 위가
푹신 포근했는지 이내 그 위에 자리를 잡고 앉아 당장 낮잠 모드 돌입.
그 이후론 어찌나 이 방석을 좋아하는지, 창가의 햇살이 너무 강해 더워지는
오후부터 밤, 그리고 새벽까지는 이 방석 위에서 뒹굴 뒹굴 개기는 중.

난 원래 여름이와 살기 전엔 분홍색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다.
나와 내 생활에서 가장 거리가 먼 색을 고르라면 거의 분홍색, 보라색을 꼽았었는데
여름이에겐 분홍색이 어찌나 잘 어울리는지, 요즘은 집에 분홍색이 하나 둘 늘고 있다.

저작권안내

  • 저작권자인 미디어펫츠의 승인없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단 딥링크는 허용합니다.
  • 미니홈피,카페,블로그 등 비영리 사이트에 한해 저작권 표시를 훼손하지 않을 경우 사용 가능합니다.
  • 모니터링을 통하여 무단 도용과 저작권표시 훼손이 적발될 경우 관련법규에 따라 고발 조치합니다.

보도자료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