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야기] 창 밖의 왕거미

미디어펫츠 | pepleo | 입력 2005.08.31 09:25

일요일 아침, 자고 일어나 보니 창 바깥 쪽에 메모리스틱듀오 크기만 한 거미가 붙어 있었다.
이미 창틀에 거미줄 몇 가닥을 친 것인지,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느릿느릿 움직이는 거미를 보고 있자니 매정하게 거미줄을 잘라버릴 수는 없었다.

여름이는 움직이는 것이라면 아무리 작은 것도 놓치지 않는다.
나와 같이 거미를 발견한 여름이는 까치발을 하고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난리가 났다.
그래 봤자 창 밖이라 손 안에 잡히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무언가 슬금슬금 움직이는 것이 제 딴에도 꽤 신경이 쓰였나 보다.

오늘은 수요일. 벌써 나흘째.
거미줄이 너무 얇아서 얼마나 큰 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런데 거미줄엔 아주 작은 날벌레 몇 마리가 걸려든 것 같기도 하다.
여름이는 이제 더 이상 거미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언제나 변함없이 까딱까딱 그네타는 치비 고양이처럼,
손 안에 쥘 수 없는 창 밖의 거미는 여름이에게 너무나도 단조롭고 심심하다.

여기는 14층인데,
저 거미는 어디에서 어떻게 오게 된 것일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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